
배가 고프지 않은데 왜 먹고 싶을까, 위고비·마운자로에서 식이섬유까지
요즘 살을 빼기 위해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약이 지방을 직접 녹이는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그렇게 식사량이 줄어드는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배가 덜 고프게 만드는 약이라고 생각했는데, 배고픔 자체를 생각해보니 이야기가 조금 더 복잡했다. 우리는 정말 배가 고파서 먹을 때도 있지만 식사 시간이 되어서 먹고 싶을 때도 있고, 배는 부른데 입이 심심해서 과자나 빵을 찾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일부는 몸에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배고픔이 아니라 뇌가 시간이나 상황을 기억해서 만들어내는 욕구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습관을 바꾸거나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이용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배고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다시 생각해봤다.
배고픔은 단순히 위가 비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진다. 그래서 보통은 위가 비었기 때문에 배고픔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식욕은 위 하나가 결정하지 않는다.
위장 상태와 에너지 상태, 여러 호르몬, 뇌의 식욕 조절 영역, 음식에 대한 기억과 습관이 함께 작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렐린(ghrelin)**이다. 그렐린은 주로 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식사 전에는 높아지고 식사 후에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흔히 배고픔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그렐린이 단순히 위가 비었을 때만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식사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을 비교한 사람 연구에서는 그렐린의 상승 시점도 평소 식사시간과 관련되어 나타났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식사하면 몸도 어느 정도 그 시간에 맞춰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매일 낮 12시에 점심을 먹는 사람이라면 11시 30분쯤부터 배가 고프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 에너지가 완전히 부족해서라기보다 시간과 식사가 반복해서 연결된 결과가 일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가 고픈 것과 먹고 싶은 느낌은 다르다
여기에서 배고픔을 조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점심 무렵 밥이나 달걀, 채소를 가리지 않고 뭐라도 먹고 싶다면 생리적인 배고픔의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저녁을 충분히 먹었는데도 TV를 보면서 과자나 라면이 생각나는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때는 몸에 에너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얻는 즐거움과 보상, 그리고 반복된 습관이 식욕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사람의 음식 섭취 행동 중 상당 부분이 상황과 연결된 습관의 영향을 받으며, 특정 음식이나 상황과 반복해서 연결된 신호는 실제 음식 섭취와 음식에 대한 갈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예를 들어
밤 10시 → TV를 켠다 → 과자를 먹는다 → 맛있고 기분이 좋아진다
라는 경험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밤 10시에 TV를 켜는 행동 자체가 과자를 생각나게 만들 수 있다.
배가 부른 상태인데도 과자를 먹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음식에 대한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음식이 머릿속을 계속 차지하는 상태를 일상적으로 **푸드 노이즈(food noise)**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푸드 노이즈는 특정 질환을 진단하는 정식 의학 진단명이라기보다 음식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과 욕구를 설명하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배고프면 입에서도 뭔가 먹고 싶은 느낌이 생긴다
배가 고파지면 단순히 배만 허전한 것이 아니다. 입에서도 무언가 씹고 싶고 특정한 맛을 느끼고 싶은 느낌이 생기면서 음식 생각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았을 때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침 분비가 증가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가 실제로 존재하는 생리적인 반응이다.
음식이 몸에 들어오기 전부터 뇌가 음식의 모습과 냄새, 기억 등을 이용해 소화를 준비하는 반응을 넓게 **두부기 반응(cephalic phase response)**이라고 한다.
음식 신호가 들어오면 침샘과 위장관, 일부 호르몬 반응이 미리 시작될 수 있다. 다만 사람에서 두부기 호르몬 반응의 크기는 개인차가 크고, 일상적인 식욕과 섭취량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도 있다.
즉,
공복이나 평소 먹던 시간, 음식의 모습과 냄새
→ 뇌가 음식을 예상
→ 침 분비와 소화 준비 반응
→ 음식을 먹고 싶은 느낌이 더 뚜렷해짐
이라는 과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입이 심심하다”**도 정말 입안에 문제가 있어서 생긴다기보다 뇌와 감각, 습관과 음식에 대한 기대가 함께 만들어내는 느낌에 가깝다.
실제 배고픔과 습관성 식욕은 서로 섞여 있다
그렇다고 사람의 식욕을 생리적인 배고픔과 습관성 배고픔으로 완전히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세 가지가 섞여 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몸에서 에너지가 필요해지는 생리적인 배고픔,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의 즐거움을 원하는 보상성 식욕, 특정 시간이나 장소와 음식이 반복해서 연결된 습관성 식욕이 함께 움직인다.
여기에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음식의 종류, 식사의 크기와 구성 같은 요소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더라도 어떤 날에는 정말 배가 고파서 먹지만 다른 날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을 수 있고, 또 다른 날에는 오후 3시가 되면 늘 먹던 과자가 생각나서 먹을 수도 있다.
식사 후에는 반대로 포만 신호가 올라온다
음식을 먹으면 이번에는 먹는 것을 멈추게 하는 방향의 신호가 시작된다.
음식이 위를 채우면서 위가 늘어나고 영양분이 장으로 이동하면 장에서는 GLP-1, PYY, CCK 같은 여러 신호가 분비되며 뇌와 위장관에 영향을 준다.
이 과정을 단순화하면
음식 섭취
→ 위가 늘어나고 영양분이 장으로 이동
→ 여러 포만 신호 증가
→ 뇌가 충분히 먹었다고 판단
→ 식욕 감소
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식욕은 단순히 배고픔 신호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먹으라는 신호와 그만 먹으라는 신호의 균형에 가깝다.
위고비는 GLP-1 신호를 이용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다.
GLP-1은 원래 우리 몸에서 식사와 관련해 만들어지는 신호인데, 세마글루타이드는 이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미국 FDA의 최신 허가정보에서도 GLP-1이 식욕과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생리적 조절자이며, 세마글루타이드가 식욕에 영향을 주면서 칼로리 섭취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위고비를 지방을 직접 태우는 약이라고 이해하면 원리가 맞지 않는다.
더 정확한 흐름은
GLP-1 수용체 자극
→ 식욕과 포만감 조절 변화
→ 배고픔과 음식 섭취 욕구 감소
→ 적은 양으로도 식사가 끝남
→ 하루 전체 섭취 열량 감소
→ 시간이 지나면서 체중 감소
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 배출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간 체중 감소를 단순히 **“음식이 위에 오래 남아서 살이 빠진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 식욕과 음식 섭취량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신호를 이용한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작용 방식이 조금 다르다.
세마글루타이드가 GLP-1 수용체를 이용한다면 티르제파타이드는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한다.
FDA 허가정보에서도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며 음식 섭취와 체중을 감소시키고, 혈당이 높은 상황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아주 단순하게 비교하면
위고비 → GLP-1
티르제파타이드 → GLP-1 + GIP
라고 이해할 수 있다.
두 약 모두 지방을 직접 녹이는 것이 핵심이라기보다 먹고 싶다는 신호와 포만감에 영향을 주면서 실제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체중 감소의 중요한 과정이다.

약을 먹지 않고 습관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서 처음 궁금했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만약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오후 3시만 되면 과자를 찾고, TV를 켜면 라면이 생각나는 것처럼 특정 시간과 행동 때문에 식욕이 올라온다면 이 부분은 반복적인 습관을 다시 바꾸면서 어느 정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핵심은 먹고 싶은 것을 계속 참는 것과 먹고 싶다는 신호가 덜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책상 위에 과자를 놓아두고 한 시간 동안 먹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은 욕구가 계속 존재하는 상태에서 의지로 억제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식후에 양치를 하고, 과자를 보이지 않는 곳에 두며, TV를 볼 때 먹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고, 평소 간식을 먹던 시간에 차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는 것은 기존 연결을 바꾸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밤 10시 → TV → 과자
였던 습관을
밤 10시 → TV → 무가당 차 또는 양치
처럼 반복해서 바꾸는 것이다.
습관적인 식사 행동은 상황적 신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행동 변화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생리적인 배고픔까지 습관만으로 없앨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사를 지나치게 줄이거나 계속 굶으면서 배고픔을 참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먹고 싶은 순간에는 먼저 어떤 배고픔인지 확인할 수 있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구분해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밤에 무언가 먹고 싶을 때 **“지금 밥이나 달걀 같은 평범한 음식도 먹고 싶은가?”**라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밥이나 평범한 반찬도 먹고 싶다면 실제 공복의 비중이 높은 상태일 수 있다.
반대로 밥은 생각나지 않는데 과자나 빵, 라면, 아이스크림처럼 특정 음식만 강하게 생각난다면 생리적인 배고픔보다는 맛과 보상, 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의학적으로 배고픔의 종류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식습관을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이 아니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습관을 바꾸는 것 외에 배고픔이 올라오는 것을 늦추는 방법은 없을까.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식사의 구성이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충분한 식사는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달걀이나 콩류, 두부처럼 단백질이 들어 있는 음식과 채소, 통곡물 등을 함께 먹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간식이 필요하다면 견과류처럼 씹는 시간이 필요하면서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는 음식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별도의 성분을 생각한다면 가장 현실적으로 연구가 많이 된 것은 점성이 생기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모든 식이섬유가 배고픔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라고 하면 모두 포만감을 높일 것 같지만 실제 연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식이섬유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연구에서는 모든 종류가 식욕과 섭취량을 의미 있게 감소시키지는 않았다. 반면 물과 만나 점도가 높아지는 식이섬유가 점도가 낮은 섬유보다 배고픔이나 단기적인 음식 섭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즉 식이섬유라는 이름보다 물과 만났을 때 어떤 물리적 성질을 가지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차전자피는 포만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차전자피는 물을 흡수하면 크게 팽창하면서 점성이 생기는 식이섬유이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차전자피를 식사 전에 섭취했을 때 식사 사이의 배고픔과 먹고 싶은 욕구가 감소하고 포만감이 증가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3.4g, 6.8g, 10.2g을 비교했으며 6.8g에서 비교적 일관된 포만감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것을 차전자피가 식욕 억제제로 인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된다.
국내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되는 차전자피 식이섬유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식욕 억제가 공식 기능성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차전자피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중요하다.
글루코만난도 물을 흡수해 부피를 만든다
곤약에서 얻는 글루코만난(glucomannan) 역시 물을 많이 흡수하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원리는 차전자피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물을 흡수해 부피와 점도를 만들면서 식사에서 느끼는 포만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글루코만난을 먹으면 체중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식이섬유로 포만감이 달라지는 것과 장기간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식이섬유 연구 전체에서도 실제 체중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리와 귀리 베타글루칸도 포만감과 관련이 있다
보리와 귀리에 많은 베타글루칸도 물을 만나 점도를 높이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14명을 대상으로 한 작은 사람 연구에서는 베타글루칸이 들어간 보리빵을 먹었을 때 배고픔이 감소하고 포만감이 높아졌으며, 이후 점심 섭취 열량이 대조군보다 줄었다. 이 연구에서는 그렐린과 PYY 같은 식욕 관련 호르몬의 변화도 함께 관찰됐다.
또 다른 2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보리빵에서 식욕 지표가 개선됐지만 귀리빵에서는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67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보리 식이섬유 연구에서도 식후 배고픔 감소와 포만감 증가가 관찰됐지만 장기간 체중 감소까지 확인한 연구는 아니다.
따라서 **“베타글루칸을 먹으면 식욕이 없어진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음식의 점도와 포만감을 통해 식사 사이의 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식이섬유와 위고비·마운자로는 작용 수준이 다르다
여기에서 가장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차전자피나 베타글루칸 같은 식이섬유와 위고비·마운자로가 모두 포만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서 같은 원리의 제품은 아니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고 점도가 높아짐
→ 음식의 물리적 성질과 위장관 환경 변화
→ 포만감에 영향을 줄 가능성
→ 다음 식사 전 허기가 덜할 수 있음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위고비나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이나 GIP 같은 호르몬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의약품이다.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이나 특정 음식이 위고비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거나 **‘천연 위고비’**처럼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실제로 식약처는 2026년 7월에도 이른바 '먹는 위고비'처럼 의약품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한 다이어트 식품의 부당광고를 적발했다.
가르시니아는 지금 이야기하는 배고픔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생각하면 가르시니아가 먼저 떠오를 수 있지만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배고픔과 포만감 조절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에서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의 인정 기능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여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따라서 가르시니아를 배가 고프지 않게 만드는 성분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이 있다는 것과 식욕을 억제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카페인으로 식욕을 억지로 누르는 방법도 목적과 다르다
커피를 마시면 한동안 배고픔을 덜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카페인을 식욕 조절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카페인 섭취량을 계속 높이는 방식은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카페인은 사람에 따라 두근거림이나 불면, 불안감 등을 일으킬 수 있고 계속 섭취하면 같은 효과가 약해지는 내성도 생길 수 있다.
커피를 원래 즐겨 마시는 사람이 적당히 마시는 것과 배고픔을 억누르기 위해 일부러 카페인 양을 늘리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참는 것보다 먹고 싶은 신호를 줄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내용을 종합하면 살을 빼기 위해 모든 배고픔을 없애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생기는 배고픔은 몸의 정상적인 신호이다. 이것을 무조건 참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신 배가 부른데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습관성 식욕과 특정 음식에 대한 욕구를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오후 3시만 되면 간식을 먹는지, TV를 켜면 과자를 찾는지,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을 찾는지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간식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고
→ 식후 양치로 식사가 끝났다는 새로운 신호를 만들고
→ 평소 간식을 먹던 시간에 물이나 무가당 차를 마시고
→ 가능하다면 잠깐 걷거나 다른 행동을 하고
→ 정말 배가 고프다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포함된 음식을 먹는 방식
으로 기존 습관을 바꿔볼 수 있다.
물이나 무가당 차, 탄산수, 양치, 무설탕 껌처럼 입안에서 무언가 하고 싶은 느낌을 다른 행동으로 바꾸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배고픔 호르몬을 없애는 방법은 아니지만 입이 심심하면 자동으로 간식을 먹는 연결을 끊는 용도로 생각할 수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이해하다 보니 배고픔을 다시 보게 된다
처음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왜 살을 빠지게 만드는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원리를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배고픔이라는 느낌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배고픔은 단순히 위가 비어서 만들어지는 느낌이 아니며, 위와 장에서 올라오는 신호와 뇌의 식욕 조절,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는 보상체계, 반복된 식사시간과 행동이 함께 만들어낸다.
따라서 살을 빼려고 할 때도 모든 문제를 **“내가 먹는 것을 참지 못해서 그렇다”**고 볼 필요는 없다.
반대로 모든 식욕을 약이나 건강기능식품 하나로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실제 생리적인 배고픔은 식사의 구성과 양을 조절하고, 습관으로 만들어진 식욕은 환경과 행동을 바꾸며, 식사 사이의 허기가 너무 빨리 찾아온다면 단백질과 점성이 있는 식이섬유처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방향이다.
차전자피나 베타글루칸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가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며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같은 수준의 작용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차전자피처럼 물을 흡수하는 식이섬유는 반드시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하며,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제품의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살을 빼는 과정에서 생각해볼 질문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배가 안 고플까?”**만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느끼는 것이 정말 몸이 원하는 배고픔인지, 아니면 특정 시간과 행동 때문에 뇌가 만들어낸 먹고 싶은 욕구인지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 차이를 알게 되면 무조건 참거나 약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내가 반복해서 먹게 되는 시간과 상황을 바꾸고, 식사 자체는 조금 더 오래 배부르게 구성하는 방법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참고한 주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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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Mounjaro(tirzepatide) Prescribing Information, 2025.
Wanders AJ et al. Effects of dietary fibre on subjective appetite, energy intake and body weight: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Obesity Reviews.
Clark MJ, Slavin JL. The effect of fiber on satiety and food intake: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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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glione P et al. Beta-glucan-enriched bread reduces energy intake and modifies plasma ghrelin and peptide YY concentrations in the short term. Appetite.
Lasschuijt MP et al. Endocrine Cephalic Phase Responses to Food Cues: A Systematic Review. Advances in Nutrition.
식품안전나라, 차전자피 식이섬유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및 섭취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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